정해박해는 1827년(순조 27년)에 전라남도 곡성에서 시작되어 전라도 지역, 경상도 상주, 충청도, 서울 일부 지역에서 약 3개월 동안 일어났습니다.
곡성 지역의 천주교 전래는 강원도와 경상도 지역의 신자들이 을해박해(1815년)를 피하여 곡성군 오곡면 미산리와 승법리로 이주하면서 비롯되었습니다.
이들 교우들은 다른 신자들도 주로 했던 것처럼 생계유지와 신분 노출 방지를 위하여 옹기를 구우면서 생활하였는데, 1827년에 일어난 정해박해로 인하여 다시 탄압을 받고 이곳 교우촌은 무너졌습니다.
정해박해의 원인, 과정, 특징, 결과
정해박해는 신자들 사이에서 작지만 불미스러운 일에서 비롯되었습니다.
1827년 2월 전라남도 곡성군 덕실(현재 전라남도 곡성군 오곡면 승법리) 마을의 옹기점에 전 아무개(성 씨만 알 뿐 이름은 전해지지 않습니다.)라는 신입 교우가 마을 사람들을 위하여 주막을 차려놓았습니다.
한편 이 마을에는 한덕운 토마스(이 분은 2014년 8월 16일 광화문에서 시복되었습니다.)라는 유명한 순교자의 아들인 한백겸이 있었는데, 그는 성질이 포악하고 행실이 불순하기로 소문이 자자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한백겸이 이 주막에서 술을 지나치게 마시고 전 씨의 부인에게 심한 욕설과 손찌검을 하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남편 전 씨는 분노하고 홧김에 천주교 서적을 들고 곡성 현감을 찾아가 일부 천주교인들을 고발하였습니다. 곡성 현감은 즉시 천주교인들을 체포하라는 명령을 내렸고, 이렇게 체포된 신자들을 임시로 객사(客舍;공무수행자의 임시 거소)에 감금하였는데, 바로 그곳이 현재의 곡성성당입니다.
이후 박해는 장성, 순창, 임실, 용담, 금산, 고산, 전주 등으로 번져나갔습니다.
당시 전라도 지역에서 체포된 신자들은 약 240여 명으로, 관아에서는 이들을 모두 수감할 수 있는 감옥이 없어서 분산하여 수용하였는데 심지어는 개인의 집에까지 가두기도 하였습니다.
신자들을 심문하는 과정에서 다른 도에 살고 있는 신자들의 이름이 밝혀짐에 따라서 그 박해 규모가 커졌습니다. 5월 17일(음력 4월 22일) 상주에서 신태보 베드로가 검거되어 전주로 압송되고, 같은 고을 앵무당에 있던 교우촌이 밀고당하면서 경상도 지역에서의 천주교인들에 대한 체포가 시작되었습니다.
서울에서도 이경언 바오로가 체포되어 전주로 압송되었고, 충청도 단양에서 경상도에서의 박해를 피하여 숨어있던 신자들이 붙잡혀 충주로 압송되었습니다.
이렇게 하여 서울,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등지에서 2월부터 4월까지 체포된 신자들은 약 500명으로 전라도에 수감된 신태보 베드로, 김대권 베드로, 정태봉 바오로, 이일언 욥 등 9명, 경상도에 수감된 박경화 바오로, 김사건 안드레아, 안군심 리카르도, 김세박 암브로시오 등 6명, 충청도에 수감된 유성태 라우렌시오 등 총 16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배교하거나 석방되거나 유배되었습니다.
이처럼 많은 신자들이 풀려난 것은, 1801년 신유박해 이후로 오랫동안 성직자 없이 평신도들이 신앙 공동체를 이루어 사는 중 신부(神父)를 만나서 성사를 받은 신자가 불과 4,5명 밖에 되지 않아서 신앙심이 아직 부족하였고 많은 수가 예비신자였기 때문이었습니다.
또한 조정에서는 과거의 박해와 달리, 할 수 있는 데까지 사형 집행을 하지 않고, 신앙을 고백하는 사람들까지도 귀양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부득이 사형 언도를 내릴 죄인들도 무한정 감옥에 가두어서 조용히 감옥에서 굶주림과 고통으로 죽게 하는 교묘한 회유책과 박해를 가한 것이지요. 결국 이 방법이 크게 성공을 거두어서 신자들은 긴장이 풀어져서 유례없이 많은 신자들이 배교하고 풀려나왔습니다.
정해박해 때 순교한 이들 가운데, 이경언 바오로, 박경화 바오로, 안군심 리카르도, 정해박해 때 붙잡혔다가 기해박해 중에 순교한 이재형 안드레아, 박사의 안드레아, 김사건 안드레아, 이일언 욥, 신태보 베드로, 이태권 베드로, 정태봉 바오로, 김대권 베드로 이상 12명은 2014년 8월 16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한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 미사"를 통하여 복자 품에 올랐습니다.
정해박해를 기억하는 공간으로 조성된 곡성 순교성지 성당
정해박해 이후 곡성 지역의 복음 상황이 어때했는지는 자세히 알려지지는 않습니다.
그러던 중 1950년대에 광주대교구에서는 이곳에 본당을 설립하기로 결정함에 따라서 교구장 대리 힐리 신부가 지역의 실정을 파악하고 성당 건립을 추진하게 하였습니다. 이 때 지역 신자 수가 10여 명에 불과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성당 건립을 추진한 이유는 순교자들을 배출한 이 고장에 본당이 설립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오랫동안 제기되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1958년 4월 성당을 착공함과 동시에 곡성 본당 설립을 이루게 됩니다.
저 개인적으로 곡성성당은 지난 2023년 11월 30일에 갔습니다.
기차를 타고 곡성역에서 10분 정도 천천히 걸어가서 도착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무래도 추운 날씨이다보니, 밖에서 따스한 커피 한 잔 마시고 곡성성당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날 매우 추웠습니다.
곡성성당 안은 가마터를 형상화한 모습입니다. 성전 양 옆에는 여러 성인, 성녀들을 그린 스테인드글라스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성전 안에서 차분하게 묵주기도를 드려서 기뻤습니다.
성당 건물 밖으로 나와서 북쪽으로 바로 야외에 십자가의 길이 조성되어 있고, 정해박해 당시에 교우들을 감금하였던 옥사를 재현하였습니다.
성당 건물 바로 오른편에 전시관 건물 신축 공사로 많은 분들이 분주하게 움직였습니다.
광주대교구에서 '정해박해 평화순례길' 조성 사업 중 하나로 하는 것 같습니다. 기대가 됩니다. 다음에 전시관 완공되면 다시 곡성성당으로 순례 오고 싶습니다.
2023년 11월 30일, 제 주보성인 성 안드레아 사도 축일에 곡성성당에 성지 순례를 다녀와서 기뻤습니다.
곡성성당 기본정보, 미사시간 (2024년 5월 15일 기준)
곡성성당 미사시간
주일 ; 오전 10시 30분
월요일 ; 미사 없음
화요일 ; 오후 7시 (하절기에는 오후 7시 30분)
수요일 ; 오전 10시
목요일 ; 오후 7시 (하절기에는 오후 7시 30분)
금요일 ; 오전 10시
토요일 ; 오후 7시 (하절기에는 오후 7시 30분), 그리고 석곡공소에서 오후 4시에 미사가 있습니다.
주소 ; 전라남도 곡성군 곡성읍 읍내11길 20
사무실 전화번호 ; 061-362-1004
주임신부 ; 이건 가브리엘 신부님
수호성인 ; 묵주기도의 복되신 동정마리아
아래 글은 "한국 천주교 성지순례" 책에 대하여 제가 작성한 글 링크입니다.
"한국 천주교 성지순례" 책 내용, 성지 167 장소, 성지순례 의미 설명 (sacred-andrea.com)
곡성성당 역대 주임사제, 출신 사제
곡성성당 역대 주임신부
초대 ; 노빈첸시오 신부님 (1958.4. ~
2대 ; 김종남 로마노 신부님 (1962.12. ~
3대 ; 명알바예수 신부님 (1967.1. ~
4대 ; 이요한 신부님 (1969.10. ~
5대 ; 김마우릴리오 신부님 (1972.9. ~
6대 ; 이재홍 힐라리오 신부님 (1975.7. ~
7대 ; 정철수 프란치스코 신부님 (1978.3. ~
8대 ; 박희동 요한 신부님 (1982.2. ~
9대 ; 김서규 마태오 신부님 (1985.6. ~
10대 ; 이준형 모이세 신부님 (1987.2. ~
11대 ; 이재술 마르코 신부님 (1990.2. ~
12대 ; 정경수 크리소스토모 신부님 (1991.2. ~
13대 ; 이영선 골롬바노 신부님 (1994.2. ~
14대 ; 천정선 도미니코 신부님 (1996.8. ~
15대 ; 윤영길 사도요한 신부님 (2000.2. ~
16대 ; 윤빈호 루치오 신부님 (2003.9. ~
17대 ; 김양수 프란치스코 신부님 (2007.8. ~
18대 ; 기영호 시몬 신부님 (2010.2. ~
19대 ; 김승제 판크라시오 신부님 (2014.9. ~
20대 ; 주성호 레오 신부님 (2017.8. ~
21대 ; 김정철 다니엘 신부님 (2021.1. ~
22대 ; 오병화 사도요한 신부님 (2022.1. ~
23대 ; 이건 가브리엘 신부님 (2023.8. ~
곡성성당 출신 신부님
김권일 프란치스코 신부님 (1988년 서품)
오재선 토비야 신부님 (1992년 서품)
박홍기 프란치스코하비에르 신부님 (2001년 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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