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성공회 서울 주교좌성당은 서울 도심 속에서 고풍스런 유럽 감성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대한성공회 서울 주교좌성당의 역사, 특징, 순례 후기

 

2015년 여름으로 기억하는데, 그 해 여름은 매우 바빠서 여름휴가를 늦게 갔던 기억이 납니다.

 

 

서울에도 잠깐 와서 오랜만에 덕수궁에 가보고 바로 옆에 있는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도 왔습니다. 서울지하철 시청역 3번 출구로 나와서 광화문 방향으로 조금 걸어가면 나옵니다.

 

처음에 이 성당을 보았을 때 저도 모르게 감탄사가 나왔습니다. 중세 유럽의 고풍스러운 성당을 보는 줄 알았습니다. 과장된 표현을 쓰자면 중세유럽으로 시간 & 공간 여행을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위는 성당 외부 사진들입니다. 위에서 보면 십자가 모양입니다. 너무나도 아름다웠습니다.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은 1892년 한옥성당으로 시작되었으나, 1926년 영국인 사제들의 주도로 서양식으로 완공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천주교회 명동대성당처럼 고딕양식으로 지으려고 했으나, 영국인 건축가 아더 딕슨이 옆에 있는 덕수궁을 보고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으는 것이 덕수궁과 자연스러운 조화를 이룰 것 같다고 해서 지금의 모습으로 설계를 했다고 합니다.

 

실제로도 옆의 덕수궁과 이질감을 일으키지 않고 자연스러운 조화를 이루었습니다.

 

전통기와, 처마 형식 사용, 전통 창호 모양으로 창을 만들었습니다. 선교 대상 국가의 전통 문화를 배려해주는 모습이 보여서 매우 좋았습니다.

 

평일에 11시부터 4시까지 외부에 개방한다고 합니다. 작은 이모 연배 되시는 성공회 신자 자매님께서 친절하게 가이드해주셨습니다. 매우 고마웠습니다.

 

 

위 사진은 경운궁 양이재 건물입니다. 사실 이 성당 자리도 원래는 덕수궁 자리이지만 일제가 제멋대로 일부 허물고 영국에 무단으로 판 것입니다.

 

원래 양이재는 고종 황제 때 황족이나 귀족들에게 신문물을 교육하기 위해 세운 건물이었습니다. 이것을 허물고 새 건물을 지을 수 있었겠지만 역사적인 건물을 보존한 성공회에 고마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재는 성공회 서울교구 사무실로 쓴다고 합니다.

 

 

위 사진은 주교관 건물입니다. 이 뒤에 역시 한옥으로 된 수녀원이 있습니다.

 

천주교 수녀님은 주로 회색 또는 검은색 수도복을 입으시는데 성공회 수녀님은 파랑색 수도복을 입으신 것이 특이했습니다.

 

 

1987년 6월 10일 민주항쟁 진원지임을 기리는 표지석.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헌신, 희생하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625사변 때 한국인 사제 3분, 잉글랜드 사제 2분, 아일랜드 수녀 1분이 북한 공산군에 의해 순교당하셨다고 합니다. 성공회도 가슴 아픈 순교의 역사가 있었습니다. 그분들을 위해 잠깐 기도를 드렸습니다.

 

성공회는 천주교와 달리 "감실"이 없습니다. 그리고 성찬전례 때 반드시 성체와 성혈을 같이 모신다고 합니다.

 

 

위 사진은 제단 쪽 유리 모자이크. 너무나도 아름다웠습니다.

 

맨 위에는 예수 그리스도, 아래는 왼쪽부터 성 스테파노, 성 사도 요한, 아기 예수님을 안으신 성모 마리아, 성 이사야 예언자, 성 니콜라오.

 

그리고 위 사진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데 ... 하실 분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영화 "검은 사제들"에서 초반부에 여기 제단이 나왔습니다. ^^

 

 

제대 맞은 편 뒤쪽의 파이프 오르간.

그리고 천장을 보며 좀 놀랐고 기뻤습니다. 우리 건축 전통 양식 중 하나인 서까래가 있었습니다. 성공회의 공존과 배려의 문화가 존경스러웠고 고맙기까지 했습니다.

 

 

다른 종파 성당이지만 9년 전에 성공회 서울 주교좌성당에 순례한 것은 아직도 아름다운 추억으로 내 마음속에 남아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