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주교회 평신도 지도자를 대표혔던 순교자 – 성 정하상 바오로
(위 사진은 군산 조촌동성당에 있는 성 정하상 바오로 성인 부조상입니다.)
정하상 바오로(1795-1839) 성인은 남인 양반의 후예로서 경기도 양근 지방 마재에서 태어났 습니다.
부친은 정씨 가문에서 최초로 신앙을 받아들인 정약종 아우구스티노(Augustinus)이었습니다.
정약종 아우구스티노는 1801년에 그의 맏아들 정철상 가롤로와 함께 순교하였고 모친 유 체칠리아는 1839년 11월 순교하였습니다.
아버지가 순교할 때에 정하상 바오로는 겨우 일곱 살로 그의 모친과 누이 정 엘리사벳(Elisabeth)과 함께 풀려났습니다.
그러나 가산이 모두 몰수당하자 살길이 막연하여 경기도 양근 지방 마재에 있던 그의 숙부인 정약용 요한에게 의지하고 살았습니다.
하지만 숙부가 전라도 강진으로 귀양 가 있던 때였으므로 외교인 친척들로부터 천대와 냉대를 받았지만, 정하상 바오로는 어려서부터 어머니로부터 기도와 교리를 배웠습니다.
외교인들 틈바구니 속에서는 신자의 본분을 지키기가 어려워 20세 때에 서울로 올라와 조증이 바르바라(Barbara)의 집에 머물면서 목자 없는 조선교회의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교회 재건을 모색하였습니다.
정하상 바오로는 함경도에 귀양 가 있던 한학자 조동섬 유스티아누스에게서 학문을 배우고,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하여 양반 신분을 감추고 어떤 역관의 집에 하인으로 들어가 살다가 북경에 가서 영세와 견진과 성체 성사를 받고 주교에게 성직자 한 분을 요청했으나 실패하였습니다.
하지만 이에 실망하지 않고 계속해서 북경까지 9회, 변문까지는 11회나 왕래하였습니다.
그는 유진길, 조신철 그리고 강진에 유배 가 있는 삼촌 정약용의 자문과 후원으로 끊임없이 성직자 영입 운동을 전개했습니다.
그들은 로마 교황에게 탄원서를 보내는 한편, 북경 주교에게도 서신 등을 보냄으로써 마침내 조선교회가 파리외방전교회에 위임되고, 동시에 조선 독립교구가 설정되었습니다.
마침내 그는 유방제(劉方濟, 파치피코) 신부를 모셔 들이고, 모방, 샤스탕 신부와 앵베르 범 주교 까지 모셔 들여 자신의 집에 모셨습니다.
앵베르 주교는 바오로가 사제가 되기에 적당하다고 여겨 라틴어와 신학을 가르치던 중 박해가 일어나자 그는 주교를 피신시키고 순교의 때를 기다렸습니다.
이때 그는 체포될 경우를 대비하여 "상재상서"를 작성했는데, 이것은 조선교회 최초의 호교론이 었습니다.
정하상 바오로는 이 속에 박해의 부당성을 뛰어난 문장으로 논박했기 때문에 조선 조정에서까지 이 글에 대하여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고 합니다.
1839년 7월 11일, 포졸들이 정하상 바오로의 집에 달려들어 그와 노모 그리고 누이를 잡아 포도청에 압송하여 정하상 바오로와 4대 조상까지의 이름을 명부에 올리고 옥에 가두었습니다. 이튿날 상재상서를 포장대리에게 주니 사흘 후 문초를 시작하였습니다.
정하상 바오로는 무서운 고통을 강인하게 참아나갔고 배교하라는 엄명을 받았으나 이에 거절하자 톱질 형을 받아 살이 떨어져 나가고 골수와 피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또한 그는 샤스탕과 모방 신부의 은신처를 대라고 했으나 입을 열지 않았습니다.
그 후 두 신부가 자수한 다음 또 심문을 받고 세 차례의 고문을 받았습니다.
그리하여 1839년 9월 22일, 서양 신을 나라에 끌어들인 모반죄와 부도의 죄명으로 서소문 밖에서 순교하였습니다. 이때 그의 나이는 45세였습니다.
정하상 바오로는 1925년 7월 5일 교황 비오 11세(Pius XI)에 의해 시복되었고, 1984년 5월 6일 한국 천주교회 창설 200주년을 기해 방한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John Paolo I)에 의해 시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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