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신축교안 사건의 원인, 과정, 결과 그리고 황사평 성지의 역사
제주 지역에 천주교 신앙이 처음 알려진 것은 1801년 신유박해 무렵으로 추정됩니다.
당시 박해로 정난주 마리아가 제주로 유배를 왔기 때문입니다.
이후 1845년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가 타고 있던 라파엘호가 제주에 표착하여 용수 앞바다에서 미사를 봉헌하였으며, 1857년에는 제주의 첫 신자인 김기량 펠릭스 베드로에 의해 복음이 전파되었습니다.
그러다가 1899년 파리외방전교회 페네 신부와 조선교구 김원영 신부가 파견되어 제주에 첫 본당(현재의 제주 주교좌 중앙성당)이 설립되었습니다. 그럼으로써 천주교 교세는 점점 확대되어 갔습니다.
선교사들이 토속신앙으로 행해지고 있던 미신행위를 근절시키고, 여러가지 도덕적 생활을 요구하는 천주교 교리를 전파하는 과정에서, 외래 종교에 대한 제주도민들의 반감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더욱이 구한말 왕실의 재정확보를 위한 과중한 조세정책이 또한 도민들에게 큰 부담이 되었습니다. 왕실 내장원으로부터 파견되어 온 봉세관의 과다한 조세 징수로 도민들의 원성이 높았고, 봉세관의 마름으로 이용된 일부 신자들이 주민들의 오해를 받을 행동을 한 것이 문제였습니다. 그 밖의 여러 가지 요인(심지어 일본인 불법 어부들의 강탈, 토착 지방 관리와 토호들의 부패)들로 인하여 제주도민 사회에는 외부세력에 대한 반발감이 커져갔습니다.
이러한 복잡한 상황에서 민란군은 부당한 조세 징수와 수탈의 시정을 요구하며 제주성으로 진입하였습니다.
사건이 터지자 봉세관은 도망갔고, 민란군은 공격의 대상을 천주교 측으로 돌렸습니다.
이리하여 700여 명의 교인들과 양민들이 관덕정 등지에서 피살되었습니다. 피살된 시신들은 별도봉과 화북천 기슭에 버려지듯 묻혔다고 합니다.
이 안타까운 사건이 1901년에 벌어진 "신축교안"입니다.
신축교안 사태가 수습된 후, 천주교회는 조선 조정으로부터 1903년에 황사평 땅을 보상받았습니다. 희생자 중 연고 있는 시신은 이미 이장되었고, 연고 없는 28구의 유해를 모아 황사평에 안장하였습니다.
오랜 세월이 흐른 후에 대한민국 천주교 제주교구는 이곳을 정성껏 단장하여 무명 순교자 성지로 조성하였습니다.
1995년에는 제주선교 100주년 기념사업으로 신축교안 순교자 신재순 아우구스티노(라크루 신부의 복사), 김영만 토마스, 양윤경 외 당시 희생된 무명 순교자 28위를 합장하였습니다. (바로 위 사진입니다.)
황사평에는 초대 제주교구장이며 대한민국에 레지오 마리애를 도입한 현 하롤드 대주교(바로 위 사진)와 새롭게 성경을 번역한 임승필 요셉 신부 등의 성직자 묘도 있습니다.
임승필 요셉 신부님은 제주도 한림 출신으로 1989년부터 주교회의 성서위원회에 근무하면서 신구약 성경 번역을 완성하고 2003년에 선종하였습니다.
우리 천주교인들이 편하게 성경을 읽을 수 있도록 헌신하신 분이십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화해의 탑"입니다. 허민자 율리안나 제주대 명예교수께서 제작하셨습니다.
외국인 선교사와 제주도민이 서로 손을 잡고 안아주는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황사평성지는 천주교 제주교구 순례길 "신축화해길"의 출발점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신축교안 사건은 한국 천주교회가 반성해야 할 역사 중 하나입니다.
저도 황사평성지 순례를 하면서 마음이 좀 무거웠습니다.
진정한 천주교인이 되기 위하여 무엇을 실천해야 할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였습니다.
황사평 성지 순례를 한 후에 비교적 가까운 곳에 있는 본당인 제주 동광성당에서 저녁미사를 드렸습니다.
제주교구 황사평 성지 기본정보, 미사시간
(2025년 3월 5일 기준)
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기와 5길 117-22 (우편번호 ; 63305)
관리 사무실 ; 064-721-0146
황사평 성지 미사시간
주일 ; 10:00
평일(월요일 ~ 금요일) ; 10:00
토요일 ; 15:00
제주 황사평 성지 사무실과 작은 경당(오른편)입니다. 순례확인 도장은 여기서 찍으시면 됩니다.
황사평 성지 순례 확인도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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