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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쯤 성당 여행

진주 문산 본당은 성당 파스텔 톤이 푸른 하늘과 잘 어울렸습니다.

by 미남의 전설 2024. 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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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천주교 성지를 순례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먼저 정찬문 안토니오 성인 묘지와 사봉성지공소 순례를 하였습니다.
이왕 진주에 온 김에 다른 성당 몇 군데도 순례하였고 그동안 가고 싶었던 진주 문산성당에도 왔습니다.

제가 문산성당에 도착했을 때에는 문산 본당 신자 분들이 한참 대청소 중이었습니다. 주님 부활 대축일을 맞이하여 깨끗하게 단장하시고 계시더군요. 제가 대전에서 왔다고 하니까 문산 본당 형제자매님들께서 저를 환영해 주시고 문산성당 여기저기 상세하게 가이드해 주셨습니다.
아래 글은 대부분 문산성당 신자분들이 저에게 설명해 주신 내용들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한옥성당과 양옥성당이 공존하는 진주 문산성당의 역사와 특징

 

진주 문산성당


진주 문산본당은 단아한 한옥 성당과 청회색 서양식 성당이 서로 이질감을 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오래된 죽마고우처럼 진주 문산면 땅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진주 문산성당은 1883년 부산 초량성당의 소촌공소에 소속되었다가 1905년 진주에서 처음으로 본당으로 승격하였습니다.
한옥성당은 1923년에, 서양식 성당은 1937년에 건축되었습니다. 새 성당을 지은 뒤에 한옥성당 건물은 현재는 강당과 식당을 겸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진주시 문산읍 일대는 병인박해 이전부터 교우촌을 형성하고 영남 최초 순교자를 배출했을 정도로 유서깊은 신앙의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문산성당이 있는 곳은 역설적이게도, 조선 박해시대에 천주교인을 색출하여 잡아들이던 조선의 찰방 관아 터였습니다.

사진은 문산성당의 옛 한옥 성당 건물입니다. 잿빛 기와와 하얀 수막새가 대비를 이루어 단아한 매력을 자아냅니다.
현재는 식당 내지 회합실 등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벽 위에는 역대 주임신부님들과 문산본당 출신 신부님들의 사진이 게시되어 있습니다.


위 사진은 문산성당의 옛 한옥 성당 건물입니다. 잿빛 기와와 하얀 수막새가 대비를 이루어 단아한 매력을 자아냅니다. 현재는 식당 내지 회합실 등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벽 위에는 역대 주임신부님들과 문산본당 출신 신부님들의 사진이 게시되어 있습니다.

한옥성당 앞은 잔디 정원입니다. 정원 가장자리에는 십자가의 길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사순시기이기에 저도 십자가의 길 기도를 드렸습니다. 기도를 드리고 나니 제 마음이 맑아지는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여기저기 서있는 하얀 성상들 그리고 정원의 돌들이 왠지 모르게 친근한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진주 문산성당


진주 문산성당 한옥 성당을 지나 사제관 앞 느티나무 아래에서 서양식 성당 건물을 올려다 보았습니다. 성당 종탑에 꽃잎처럼 새겨진 십자가 문양이 특이하면서도 예쁘네요.

 

파스텔 톤이 참 예쁩니다. 맑고 파란 하늘과 잘 어울렸어요. 옥천성당에 갔을 때 생각이 납니다. 옥천성당도 하늘색 파스텔 톤의 외벽이 예뻤거든요.
 
성당 앞 예수성심상 아래에는 요한복음 15장 9절 말씀인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가 새겨져 있습니다.
종탑에 걸린 종 두 개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때 공출을 피해 두 번이나 성모 동굴 뒤 언덕에 숨겨진 사연이 있다고 합니다. 성당 건축 때 프랑스에서 만들어서 들여온 종인데 먼 이국까지 와서 수난을 겪은 것입니다. 문산 본당 신자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종을 보존하여 다행히 지금도 문산성당을 지키고 있습니다.

진주 문산성당 성전 안 제대, 제단


성당 내부로 들어가면 소박한 절제미와 묵직한 위엄이 있는 본당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장식적인 요소를 배제한 장방형 성당은 깔끔하고 단순하였습니다. 제대의 장식도, 성당 안으로 빛을 투과시키는 스테인드글라스도 절제미를 잘 구현하여 여기서 기도를 드리는 제 마음까지 정갈해지는 느낌을 들었습니다.

문산성당 제대 벽 쪽에는 십자고상이 없고 예수님의 그림이 양각으로 표현되어 있고 예수님의 12제자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당연하지만 배신자 유다 이스카리옷은 없고 그 자리에 마티아가 그려져 있습니다.
예수님의 12제자 그림은 왼쪽에서부터 토마스, 소(小) 야고보, 타대오, 시몬, 마티아, 요한 (중간에 예수님), 베드로, 안드레아, 대(大) 야고보, 마태오, 필립보, 바르톨로메오 순서로 그려져 있습니다.

아름답고 조용한 문산성당에서 저를 돌아보고, 사랑하는 이들을 떠올리고 그분들을 위하여 잠시 기도를 드리는 것만으로도 저는 행복했습니다.

한옥성당을 허물지 않고 계속 보존하신 문산 본당 신앙공동체 분들께 정말 감사합니다. 이렇게 세월의 흔적을 만끽하는 것도 은근히 설렘 가득하거든요. 그리고 한옥으로 된 가톨릭 성당 건물이 대한민국에 남아 있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 그러기에 진주 문산성당 한옥 성당 건물은 소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진주 문산성당 기본정보, 미사 시간 (2024년 5월 13일 기준)

 

주소 ; 경상남도 진주시 문산읍 소문길 67번길 9 - 4 (우편번호 ; 52832)
사무실 전화번호 ; 055-761-5453
주보성인 ; 예수 성심
주임신부 ; 서성민 미카엘 신부님

문산성당 미사 시간 (문산본당 종이주보 기준으로 작성했습니다.)
주일 ; 오전 8시, 오전 10시 30분(교중미사)
월요일 ; 오전 6시 30분
화요일, 목요일 ; 저녁 7시 30분
수요일, 금요일 ; 오전 10시
토요일 ; 오후 4시(초등부 어린이 미사), 오후 7시 30분(중고등부 및 청년미사)

사봉공소 성지 주일미사 ; 매월 둘째 주, 넷째 주 주일 오후 3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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