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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holic Life (+천주교 기도문)

사순시기와 주님 부활 대축일(부활절)의 의미, 전례, 개인적인 묵상

by 미남의 전설 2025.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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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의 수요일"과 더불어 시작하는 사순 시기의 의미, 취지, 전례

 

사순 시기는 재의 수요일부터 주님 부활 대축일 전날인 '성주간 성 토요일'까지입니다.
주일을 제외하면 보통 총 40일입니다.
사순 시기 동안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고 각자가 지은 죄를 통회하며 보속하는 내적 회개와 신앙 쇄신을 위하여 노력하는 기간입니다.

 

2025년 3월 5일은 가톨릭 전례력으로 '재의 수요일'입니다.

 

부활절을 위한 40일 준비와 관련하여 최초의 언급은 니케아 공의회(325년) 규범집에서 시작하였습니다.

그리스도교에서 40이라는 수는 각별한 의미를 지닙니다.

구약성경에서 과월절은 이스라엘 민족의 맏아들을 구원하고 종살이에서 해방된 것으로 시작하였지만 그 축제의 절정은 이스라 민족이 약속의 땅, 즉 '젖과 꿀이 흐르는 땅'(여호수아기 5장 6절)으로 들어감으로써 이루어집니다.

그 시간들 사이에서 이스라엘 민족은 40년 동안 광야에서 방황을 하였고, 그때 하느님은 이집트의 우상숭배와 접촉한 세대의 영향을 그 민족에게서 없애주면서 정화를 해주셨습니다.
또한 예수 그리스도께서 공생활을 시작하기 전에 광야에서 40일 동안 단식하고 기도하면서 자신을 정화하셨습니다.

그래서인지 해마다 그 귀중한 파스카 신비의 결정체인 부활절을 준비할 때 '사순 시기'라는 광야의 40일을 통하여 영적 준비로 자신을 정화하게 됩니다.

어찌 보면 사순시기의 40일이 1년 365일 중에서 주님께 더욱 거룩한 마음으로 봉헌하는 십일조 같은 기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재의 수요일'을 생각하니까 성경에서 '재'와 관련된 구절을 언급하고자 합니다.

- 그 뒤에 정결한 사람이 그 암소의 를 거두어, 진영 밖 깨끗한 곳에 가져다 놓는다. 그것은 이스라엘 자손들의 공동체를 위한 정화의 물에 쓸 것이니 잘 보관해야 한다. 이 암소는 속죄 제물이다. (구약성경 민수기 19장 9절)
- 욥은 질그릇 조각으로 제 몸을 긁으며 잿더미 속에 앉아 있었다. (구약성경 욥기 2장 8절)
- 이 소식이 니네베 임금에게 전해지자 그도 왕좌에서 일어나 겉옷을 벗고 자루옷을 걸친 다음 잿더미에 앉았다.
사람이든 짐승이든 모두 자루옷을 걸치고 하느님께 힘껏 부르짖어라. 저마다 제 악한 길과 제 손에 놓인 폭행에서 돌아서야 한다. (구약성경 요나서 3장 6절, 8절)
- 그들은 벌써 자루옷을 입고 를 뒤집어쓰고 회개하였을 것이다. (신약성경 마태오복음 11장 21절)

 

이렇게 성경에는 많은 구절에 재에 대해서 나옵니다.

 

전통적으로 재는 죽음, 슬픔, 속죄 등을 표상합니다. 그리고 재는 물건 등이 타고 남은 잔재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인간이 저지른 죄의 잔재로서 그 죄에 해당하는 보속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재의 수요일은 지난해 '주님 수난 성지 주일'에 축복한 성지 가지를 태워서 만든 재를 사제가 신자들의 이마에 바르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이것은 참회와 회개를 상징합니다.
인생무상을 깨닫고 죄에 대한 보속을 먼저 해야 부활의 기쁨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다소 엄숙한 표현을 쓰면, 재의 수요일 전례들은 우리로 하여금 육신의 죽음이라는 최후의 날이 오기 전에 죄가 얼마나 무서운지 각성하고 진지하게 통회하고 보속하도록 훈계를 주는 의미를 가집니다.

흙에서 나왔으니 흙으로 돌아갈 때까지 얼굴에 땀을 흘려야 양식을 먹을 수 있으리라. 너는 먼지이니 먼지로 돌아가리라. (구약성경 창세기 3장 19절)


2025년 4월 13일은 주님 수난 성지 주일입니다.

 

이 날은 성주간의 첫째 날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파스카 신비를 완전히 이루시기 위하여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것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성주간은 주님 수난 성지 주일로부터 부활 전까지의 한 주간을 말합니다.

주님 수난 성지 주일의 전례는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을 기념하여 성당 밖에서 성지 축성과 분배, 성지 행렬, 복음 낭독 후 십자가를 앞세우고 사제와 신자들은 축성된 성지를 들고 행렬을 하며 성당으로 들어갑니다.
본 미사로는 본기도부터 수난복음을 들으며 주님의 길, 십자가의 길을 함께 묵상합니다.

영광과 모욕이 엇갈린 이 날의 전례는 '부활이란 고통과 직결되어 있다'라는 그리스도교 본래의 진리를 확인시켜 주는 것입니다.
이날 축성된 성지는 1년 동안 잘 보관하였다가 다음 해에 태워서 재의 수요일 예절에 사용합니다.

 

2025년 4월 17일은 주님 만찬 성 목요일입니다.

 

성 목요일 오전에는 주교와 사제들이 공동 집전으로 주교좌성당에서 성유 축성 미사를 거행합니다.

축성되는 성유는 세례, 견진, 성품, 병자성사 때 사용되며 사제들의 약속 갱신식을 함으로써 사랑과 봉사를 다짐하고 교구 일치를 증거합니다.

 

그리고 주님 만찬 성 목요일에는 주님 만찬 미사로 '파스카 성삼일'을 시작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당신께서 잡히시던 날 밤에 제자들과 함께 마지막 만찬을 하시면서 빵과 포도주의 형상으로 당신의 몸과 피를 하느님 아버지께 봉헌하셨습니다.

그리고 직접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시며 그들에 대한 커다란 사랑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래서 이 날 미사에서는 많은 성당에서 '세족례'가 있는데 가톨릭 사제는 이 예식 때 열두 사람의 발을 씻어줍니다.

 

감실은 미사 거행 전에 비워야 하고 영성체 후 미리 준비된 감실로 성체를 모시는 장엄한 예절이 이어집니다.

이후 본 제대는 벗겨지고 성당 안의 십자가는 가려집니다.

 

그리고 성 목요일 저녁부터 부활절 새벽까지가 성삼일입니다.

간단하게 목요일, 금요일, 토요일 이렇게 요일로 구분할 성격의 것이 아닙니다. 저도 처음에 이것을 엄청 헷갈려하던 기억이 납니다.

성삼일은 사순시기와 부활 시기의 접점에 있는 기간입니다.

 

2025년 4월 18일은 '주님 수난 성 금요일'입니다.

 

주님 수난 성 금요일에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 위에 죽으신 신비를 더욱 깊이 새기기 위하여 십자가 경배와 단식, 금육을 합니다. 또한 우리의 죄를 반성하고 회개하는 날입니다.

고해성사와 병자성사를 제외하고 모든 성사가 금지됩니다.

이 날은 성찬 전례를 거행하지 않으며, 말씀 전례와 십자가 경배, 영성체 예식으로 이어지는 주님 수난 예식을 거행합니다.

 

2025년 4월 19일은 성 토요일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무덤에 계심을 기억하고 묵상하는 날입니다.

제단은 벗겨진 채 미사도 드리지 않습니다.

 

그리스도 부활은 가톨릭 신앙의 핵심입니다. 그리고 부활시기 대축일과 그 의미를 생각하고자 합니다.

 

제가 예비신자일 때 저에게 가톨릭 교리를 가르쳐주시던 원장수녀님도 주님 부활 대축일(부활절)의 의미에 대해서 깊이 강조하시던 기억이 납니다.

우리는 부활 신앙을 믿는 이들에기에 부활 신앙을 믿는 이들이기에 부활 대축일을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을 당부하신 기억도 납니다.

서울 중랑구 양원성당 성전 출입구 옆에 있는 "예수 부활" 이콘 그림입니다. 황윤정 아녜스 작가님 작품입니다.


서울 중랑구 양원성당 성전 출입구 옆에 있는 "예수 부활" 이콘 그림입니다. 황윤정 아녜스 작가님 작품입니다.


2025년 4월 20일은 주님 부활 대축일입니다.

(2026년 부활절은 4월 5일, 2027년 부활절은 3월 28일입니다.)

 

부활성야 미사는 부활대축일 미사입니다. (성 토요일 미사가 절대로 아닙니다.)

 

주님 부활 대축일, 즉 부활절 날짜 역시 니케아 공의회에서 결정되었고, 춘분이 지나고 봄에 처음 맞이하는 보름달이 뜬 다음에 오는 주일(일요일)로 결정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부활절 날짜는 음력의 영향을 받는 것입니다.

부활절은 종파를 막론하고 그리스도 교회에서 제일 중요한 축일입니다.

 

(갑자기 생각나는 것이 있는데, 영화 '검은 사제들'에서 구마예식 중에 최 부제로 나오는 배우 강동원 씨가 성가를 부릅니다. 그 노래는 주님 부활 대축일 미사에서 제2독서 후 의무적으로 바치는 부속가 "Victimae Paschali Laudes"(파스카 희생제물 찬미하세.)입니다.)

 

주님 부활 대축일에 대해서 더 언급을 하자면, 요한복음 5장 29절 내용에서 죽은 이의 부활은 결코 똑같지 않다고 나옵니다.
주님께서는 선을 행한 이들은 의인으로서 부활하여 생명을 얻고 악을 저지른 자들은 부활하여 죄의 심판을 받으리라고 가르침을 주십니다. 주님의 말씀을 의롭게 실행하기를 강조하십니다.

그리고 우리가 부활의 기쁨과 영광만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부활의 진정한 기쁨은 회개와 속죄하고, 고통과 수난을 이겨냄으로써 얻습니다.
세상의 일반적인 일들도 그렇고, 영적인 일에도 결코 공짜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소중한 가치를 얻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한강성당 십자가의 길 15처 ; 예수님께서 부활하심을 묵상합시다.

 

(위 사진은 서울 한강성당 대성전 안에 있는 십자가의 길 15처 "예수님께서 부활하심을 묵상합시다."입니다.

한국 천주교 성지나 성당 중에는 이렇게 십자가의 길 15처를 표현한 곳이 있습니다.

최종태 요셉 선생님의 작품입니다.)

2025년 6월 1일은 주님 승천 대축일입니다.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구원 사업을 완수하시고 하늘로 올라가셨음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그렇죠. 예수 그리스도의 승리를 축하드리는 복된 날입니다.

 

요한복음 16장 28절에는 "나는 아버지에게서 나와서 세상에 왔다가 이제 세상을 떠나 다시 아버지로 돌아간다."라고 되어있습니다.

 

2025년 6월 8일은 성령 강림 대축일입니다.

 

성령 강림 대축일은 부활 시기가 끝나는 마지막 날입니다. 또한 그 이름대로 성령께서 사도들을 위하여 내려오신 대축일이고, 또한 교회가 생겨서 처음으로 활동을 시작한 기념일이기도 합니다.

 

성령이 강림하시어 그리스도의 신비체인 교회에 생명을 부여하고 그 거룩한 동력으로 인하여 드디어 활동이 일어나고 사도들의 설교와 전교로 수많은 이들이 하느님의 자녀로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부활절이 다가오면 거국적으로 변화하겠다고 하기보다는 나 자신을 겸손하게 돌아보고 싶습니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이 되기 위하여 작은 것부터 실행하여 새롭게 거듭나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올바른 삶을 가로막고 있는 바위(한계, 나태, 증오, 고독, 질투, 음행, 불륜, 정신적 어려움 등)를 밀어내어야 부활이 가능하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은 2천 년 전 이스라엘에서 끝나버린 과거완료형이 아니라, 나의 오늘 삶에서 지금 그리고 여기에서도 일어나야 하는 현재진행형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종파를 막론하고 모든 그리스도교 신자 분들께서는 은혜롭고 소중한 사순절과 부활절이 되시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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