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이 다가오면 많은 베이커리 매장에서는 크리스마스 계절 빵이나 과자를 준비합니다. 제가 사는 대전에 있는 성심당도 그렇죠.
성심당은 팡도르, 파네토네, 슈톨렌이 성탄절 빵으로 유명하고 인기가 많습니다.
위 사진들은 2023년 겨울에 찍은 성심당 본점 사진입니다.
1. 팡도로 (판도로) (Pan Doro)
팡도로는 슈톨렌이나 파네토네와 함께 크리스마스 발효 과자 빵으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팡도로는 "황금 빵"을 의미합니다. 1800년대 이탈리아 베로나 지방의 전통 크리스마스 빵입니다.
계란과 버터를 듬뿍 사용해서 굽습니다.
빵의 부드러운 질감이 입 안에 가득하고, 달콤한 발효 풍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팡도로를 보면 눈 덮인 산 모습이 떠오릅니다.
팡도로는 산미와 깊은 맛의 밸런스가 좋은 커피가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약간은 묵직한 질감의 따뜻한 홍차와 같이 먹으니까 마음에 들었습니다. 물론 따뜻한 뱅쇼와 같이 먹어도 좋습니다.
(성심당 팡도르는 2024년 현재 21,000원입니다.)
2. 파네토네 (Panettone)
파네토네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탄생한 크리스마스 발효빵으로, 성탄 기간에 지인, 친척, 가족, 연인 등에게 선물하는 풍습이 있습니다.
파네토네의 의미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토니의 빵"에서 유래되어서 파네토네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토니는 밀라노의 어느 빵집 주인 겸 제빵사로서 그가 만든 독특한 빵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 현재까지 전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파네토네는 오렌지필 같은 건조 과일과 푹신푹신한 반죽의 향기로운 풍미의 맛이 일품입니다.
더구나 일반 빵보다 오래 보존할 수 있는 매력도 있습니다.
그냥 드셔도 좋고요, 마스카르포네 치즈나 생크림과도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와인과 같이 먹어도 좋습니다.
(성심당 파네토네는 2024년 현재 작은 것은 8,000원, 큰 것은 21,000원입니다.)
성심당 팡도르나 파네토네는 구매 후 개봉하시고 다 드시지 못하면 남은 것을 보관하시려면 락앤락용기 같은 것으로 넣어서 냉동보관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나중에 남은 것을 자연해동 하시고 다시 드시면 됩니다. 성심당 직원에게 직접 문의했는데 에어프라이기로 돌리기보다는 자연해동을 하고나서 드시는 것이 더 좋다고 합니다.
3. 슈톨렌(Stollen) (+맛있게 먹기, 같이 마시면 좋을 음료)
크리스마스 빵이라면 슈톨렌도 빠질 수 없지요.
우리나라도 성탄절이 다가오면 일반 케이크도 많이 찾지만 슈톨렌을 구매 내지 선물하는 것이 유행처럼 되어가더군요.
슈톨렌은 14세기 경 독일에서 비롯된 빵입니다. 새하얀 강보에 싸여 있는 아기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본떠서 만들었다고 전해지는, 크리스마스의 이미지가 강한 디저트입니다.
동그랗게 빚어 넣은 마지팬을 넣고, 럼 또는 브랜디에 절인 건과일과 견과류를 넣고 발효시켰기에 깊고 진한 풍미를 지녔습니다. 모양은 단단하고 납작하게 생긴 독일의 대표적인 크리스마스 디저트입니다.
슈톨렌의 겉에는 하얀 슈거 파우더로 뒤덮여 있습니다.
슈톨렌은 그 특유의 깊은 향이 좋습니다. 동그랗게 빚어 넣은 마지팬과 럼에 재운 말린 과일, 견과류가 넉넉하게 들어가 있어서 입 안 가득한 풍미가 좋습니다.
저는 매년 성탄절마다 가족과 함께 슈톨렌을 먹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슈톨렌과 어울리는 음료에 대해서 개인적인 생각을 올립니다. (각자 취향이 있으니 참고만 하시기를 바랍니다.)
슈톨렌 자체가 빵의 향이 강하고 풍미가 진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약배전이나 중배전의 커피는 잘 어울리는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보다는 따뜻한 롱블랙이 그나마 낫습니다.
초콜릿, nutty한 견과류의 향미 등의 깊은 맛과 소위 말하는 감칠맛의 풍미가 느껴지는 중강배전, 강배전 커피와 같이 먹으면 슈톨렌 디저트와 커피가 서로의 맛을 살려주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말하자면 대부분의 카페에서 선도상품으로 파는 밸런스 좋은 중강배전 블렌드 커피가 무난하고 좋았습니다.
커피 향미노트가 건포도, 건체리, 포도주, 시나몬 등으로 표시된 커피들이 좋았고, 가공방식의 커피가 궁합이 좋았습니다.
위 사진 속 모모스커피 원두가 좋았습니다. (3년 전에 찍은 사진입니다.)
원두를 그라인더로 갈으니 적포도주 향이 많이 났고, 슈톨렌과 이 원두의 커피 마리아주가 좋았습니다.
덧붙이면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추출할 때 쓰는 드리퍼로는 하리오 V60보다는 칼리타웨이브나 융드립(플란넬드립)으로 내리는 것이 커피의 개성이 더욱 살아서 슈톨렌과 더 잘 어울립니다.
커피와 같이 먹을 때는 슈톨렌 한 조각을 입에 넣고 어느 정도 음미했다고 생각되면 그다음에 커피 한 모금 마시면 풍미가 더 좋아지는 것 같았습니다. "한꺼번에" 먹으면 커피 맛이 슈톨렌에 바로 빨려 들어가는 것 같았습니다.
슈톨렌을 얇게 썰어서 와인 또는 뱅쇼와 함께 먹으면 맛있습니다.
백포도주, 적포도주 둘 다 좋습니다.
위 사진은 알렐루야 백포도주 미사주, 데뮬레 적포도주 미사주입니다.
제가 가톨릭 신자라서 미사주를 마실 기회가 몇 번 있었는데, 미사주는 떫은맛이 적은 편이고(탄닌이 적다는 소리이죠.) 일반 포도주에 비해서 은은한 단맛이나 과일의 청량감이 느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주앙 미사주가 그런 편이고 데 뮬레 적포도주와 백포도주도 그런 경향이 강합니다.
하지만 바티칸 알렐루야 미사주는 매우 달달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흐흐흐
여기서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슈톨렌과 같이 먹을 와인은 너무 떫은 것보다는 기분 좋은 단 맛이나 풍미 가득한 과일향이 좋은 와인과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뱅쇼를 만들었는데 역시 슈톨렌과 어울렸습니다.
슈톨렌은 신선한 곳에 실온에 보관해도 됩니다. 하지만 촉촉한 식감을 유지하면서 보관하려면, 드실 때 가급적이면 가운데 부분부터 썰어 먹고 두 덩어리를 밀착시켜서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홍차도 무난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잉글리시 브렉퍼스트와 같이 슈톨렌을 먹기도 합니다.
(성심당 슈톨렌은 2024년 현재 작은 것은 10,000원, 큰 것은 32,000원입니다.)
2024년도 벌써 성탄과 연말이 다가오네요.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 뜻깊은 성탄이 되시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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