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공현 대축일의 의미, 유래, 동방박사의 경배
주님 공현 대축일(Epiphania Domini. 축일은 1월 6일, 대한민국 천주교에서는 1월 2일에서 8일 사이 주일)은 예전에는 삼왕래조(三王來朝) 축일이라고도 했습니다.
주님 공현 대축일에서 공현(公現)이라는 표현은 이스라엘 베들레헴에서 주님의 성탄이 널리 세상 사람들에게 알려진 것을 의미합니다.
주님 공현 대축일에 대해서는 신약성경 마태오복음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마태오복음 2장 1절에서 12절까지이고, 소제목으로 “동방 박사들의 방문”이라고 되어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헤로데 임금 때에 유다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셨다.
그러자 동방에서 박사들이 예루살렘에 와서, “유다인들의 임금으로 태어나신 분이 어디 계십니까? 우리는 동방에서 그분의 별을 보고 그분께 경배하러 왔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이 말을 듣고 헤로데 임금을 비롯하여 온 예루살렘이 깜짝 놀랐다.
헤로데는 백성의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을 모두 모아 놓고, 메시아가 태어날 곳이 어디인지 물어보았다.
그들이 헤로데에게 말하였다. “유다 베들레헴입니다. 사실 예언자가 이렇게 기록해 놓았습니다.
‘유다 땅 베들레헴아
너는 유다의 주요 고을 가운데 결코 가장 작은 고을이 아니다.
너에게서 통치자가 나와 내 백성 이스라엘을 보살피리라.’”
그때에 헤로데는 박사들을 몰래 불러 별이 나타난 시간을 정확히 알아내고서는, 그들을 베들레헴으로 보내면서 말하였다.
“가서 그 아기에 관하여 잘 알아보시오. 그리고 그 아기를 찾거든 나에게 알려 주시오. 나도 가서 경배하겠소.”
그들은 임금의 말을 듣고 길을 떠났다. 그러자 동방에서 본 별이 그들을 앞서가다가, 아기가 있는 곳 위에 이르러 멈추었다.
그들은 그 별을 보고 더없이 기뻐하였다.
그리고 그 집에 들어가 어머니 마리아와 함께 있는 아기를 보고 땅에 엎드려 경배하였다. 또 보물 상자를 열고 아기에게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예물로 드렸다.
그들은 꿈에 헤로데에게 돌아가지 말라는 지시를 받고, 다른 길로 자기 고장에 돌아갔다.
예수님께서는 별로써 동방에 있던 세 박사를 부르시고 그들에게 친히 자신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이 사건은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동방 박사들은 먼 곳에서 오신 분이지 유다인이 아니었습니다. 이는 예수님께서는 인종, 언어, 국적의 차별 없이 모든 사람들을 거룩한 신앙으로 부르신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습니다.
이국(異國)의 왕이었던 동방박사는 곧 모든 인종, 국민, 모든 언어의 대표자로 상징됩니다.
동방박사 3분은 아기 예수님을 뵙고 조배한 후 커다란 은혜, 즉 굳은 신앙의 은혜를 얻었을 것입니다. 그들은 누추한 말구유에 또는 가난한 어머니 성모 마리아의 품에 안겨 계시는 아기 예수님을 보고는, 그분이 구세주이시라는 것을 헤로데 왕에게 알리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어떤 날 밤 동방박사들의 꿈에 천사가 나타나서 헤로데는 아기의 생명을 없애려고 하므로 예루살렘에 들르지 말고 다른 길로 돌아가라고 당부하였습니다.
이것도 확실히 그들에 대해서는 신앙의 시험이었겠지만, 그들은 조금도 의심하지 않고 그대로 실행하였습니다.
동방박사들은 귀국 후에도 베들레헴에서 본 것을 잊지 않고 그에 대해서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며 그들의 마음속에 신앙의 씨를 뿌렸을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고대 전승에 의하면, 그 후 성 토마스 사도가 동방박사들의 나라를 방문했을 때, 동방박사들은 많이 늙었지만, 예수님의 제자를 만난 기쁨에 넘쳐서 많은 사람들과 더불어 토마스 사도의 손으로 세례를 받았다고 합니다.
동방박사들의 이름은 성경에 기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동방 박사라는 표현이 있지만 천주교 200주년 신약성경에는 동방 점성가라고 되어있습니다.
그 당시에는 해몽가, 별을 보고 점을 치는 점성가들이 지식인 계층이었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지혜로운 자, 현자(賢者)로 존중되었지요. 그게 관용적인 표현으로 나중에 박사라고 불리게 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동방박사 '멜키오르', '카스파르', '발타사르'와 황금, 유황, 몰약
위 사진은 경기도 구리시 토평동성당 안에 있는 그림입니다. 심순화 카타리나 작가님의 작품입니다.
동방박사 3분이 아기 예수님을 뵙고 경배하며 예물을 드리는 모습을 그렸습니다. 성 요셉, 성모 마리아, 아기 예수님이 한복을 입으신 모습이 정겹습니다.
곁에서 이런 아름다운 모습을 바라보는 천사들과 소년, 소녀도 한복을 입고 기뻐하는 모습이 너무나도 푸근해서 좋았습니다.
고대 전승에 의하면 동방박사 3 사람의 이름은 카스파르(Caspar), 멜키오르(Melchior), 발타사르(Balthasar)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멜키오르(Melchior)는 위의 사진 안에 그려진 것처럼 황금을 예물로 바쳤습니다. 흰 수염을 가진 노인의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카스파르(Caspar)는 유향을 예물로 바쳤습니다. 사제를 상징하는 청년 모습의 현자로 그려졌습니다.
발타사르 (Balthasar)는 몰약을 예물로 바쳤습니다. 중년 모습의 현자로 그려지는데 고대 전승에 의하면 에티오피아 또는 누비아(지금의 이집트 남동부 지역) 출신이었다고 합니다.
황금은 왕권을 상징하고, 유향(Frankincense ; 전통적으로 이스라엘 민족이 제사에 쓰던 향료)은 신성(神性)을 상징하며, 몰약(Myrrh ; 향기가 있는 함유수지(含油樹脂) 고무 즉 나무기름 고무로서 고대부터 약재로 많이 사용되었습니다.)은 그리스도의 수난을 상징합니다.
동방박사 3분은 성인(聖人)이시기에 당연히 남자 세례명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저의 본당에 세례명이 발타사르이신 형제님도 계시더군요.
동방박사 멜키오르, 카스파르, 발타사르 성인의 축일은 1월 6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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