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두번째로 순교자가 많은 천주교 성지 그리고 충청도 첫 순교터로서 홍주순교성지의 역사적 의미와 특징, 순례 후기
2025년 5월 18일 주일에 천주교 성지순례를 다녀오려고 마음 먹었습니다.
그당시 저는 군산에 잠시 거주하고 있었기에 군산역에서 장항선 기차로 갈만한 곳을 물색하다가 홍주순교성지로 정하였습니다.
홍주순교성지는 장항선 홍성역에서 비교적 가깝기에 기차 순례로 편안하게 가능한 곳이었습니다.
오전 7시 12분에 군산에서 출발하는 무궁화호 기차를 타고 홍성역에는 8시 29분에 도착하였습니다. 약 1시간 20분 정도 걸렸네요.
홍성역에서 내려서 저는 그냥 도보로 홍주순교성지로 갔습니다. 제 걸음으로는 25분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힘드신 분은 홍성역 앞 광장에서 택시타고 5분 정도 가시면 쉽게 찾아가실 수 있습니다.
네이버나 구글 지도 앱을 사용하실 때에는 "홍성읍 조양로 108"을 입력하고 가세요.
중간에 홍성성당에 잠시 들러서 기도를 드리고 홍주순교성지로 길을 갔습니다.
대전교구 홍성군 홍성성당("홍주 순교자 기념성당") (+미사 시간)
대전교구 홍성군 홍성성당("홍주 순교자 기념성당") (+미사 시간)
홍성성당은 지난 2025년 5월 18일에 방문하였습니다.홍주순교성지 가는 길에 홍성성당이 중간에 있더군요. 언덕을 올라가면서 본당으로 올라가는 길에 '십자가의 길' 14처 부조 작품이 있습니다.
sacred-andrea.com
조양문을 지나서 조금만 더 걸어가시면 아래 사진처럼 홍주순교성지성당이 나옵니다.
홍주초등학교 인근에 자리 잡은 홍주순교성지성당은 1층은 사무실과 간단한 카페를 겸한 순례자센터가 있고, 2층은 성전이 있습니다.
건물 벽에는 ‘이콘’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 성화는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는 그림입니다.
벽화는 인천가톨릭대학교 종교미술학과와 그리스도미술연구소 등 교수와 학생들이 참여했다고 합니다.
성령성모상은 처음 봅니다. 흔한 작품은 아니지요.
1층 사무실 내지 쉼터공간에서 2층 성전으로 올라가는 계단 중간에 있었습니다.
성모님의 품에 성령을 상징하는 비둘기가 있는 것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홍주순교성지에서 오전 11시 주일미사를 드렸습니다.
2층 작은 성당 옆 유리창에 있는 그림과 성경 구절입니다. 신약성경 요한묵시록 21장 6절 구절이 라틴어로 기재되었습니다.
Ego sum alpha et omega, principium et finis. Ego sitienti dabo de fonte aquae bibae gratis.
나는 알파이며 오메가이고 시작이며 마침이다. 나는 목마른 사람에게 생명의 샘에서 솟는 물을 거져 주겠다.
주일미사를 드리고 나서 순례를 시작하였습니다.
순례확인도장을 찍기 전에 "순교자를 위한 기도(9월 순교자 성월 기도)"도 봉헌하였습니다.
저는 이것을 매우 중요하게 여깁니다.
한국 천주교회 역사에서 홍주순교성지는 내포(內浦) 지역의 행정과 군사의 중심지로서 내포 지방의 최초 순교자인 복자 원시장 베드로(1792.1.28. 순교)를 낳은 이래, 전국 두번째 규모의 순교자를 낳은 순교터 내지 증거터인 성지(聖地)입니다.
한국 천주교 103위 성인과 복자 124위의 면면을 보더라도 홍주 출신의 순교자가 약 30 ~ 40%를 차지하고 있기에 홍주순교성지는 큰 의미를 지닌 곳입니다.
홍주성지에서는 정말 많은 분들이 순교하셨는데 대표적인 분으로는 복자 원시장 베드로, 복자 방 프란치스코, 복자 박취득 라우렌시오, 복자 황일광 시몬 등이 있습니다.
위 사진은 홍주순교성지 안내도입니다.
6곳의 순교터와 증거터가 약 1.5km로 공원처럼 조성되어 있습니다. 동선이 S자 모양이고, 평지이기에 비교적 쉽게 도보로 순례할 수 있습니다.
간단히 점심식사를 하고 위의 지도의 동선처럼 1번부터 6번까지 순차적으로 순례하였습니다.
1. 순교 1터 <증거터 ; 목사 동헌>
위 사진은 안회당입니다. 홍주성의 동헌이었습니다. (동헌이란 고을의 수령이 나랏일을 처리하던 집무실로 보시면 됩니다.)
이곳 동헌은 천주교 신자가 제일 많은 내포 지역을 담당하였던 홍주 목사(牧使)가 머물던 곳이었습니다.
신앙 선조들이 잡혀와 여기 안회당 앞으로 끌려와서 고문과 배교를 강요당했지만 당당하게 신앙을 증거하던 공간이지요.
현재 홍성군청 건물이 옆에 있습니다.
복자 원시장 베드로는 "하느님께서 저를 부르시고 계시니, 제가 어찌 그분의 음성에 대답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라면서 배교의 유혹을 물리치고 담대하게 신앙을 지켰다고 합니다.
2. 순교 2터 <순교터 ; 홍주옥>
홍주옥은 홍주의 순교자 212명 중 최고로 많은 113명의 순교자가 탄생한 곳입니다.
충청도 첫 순교자였던 원시장 베드로는 3개월에 걸친 매질에도 죽지 않았지만 결국 홍주옥에서 동사(凍死;얼어죽음)로 순교하였습니다.
더욱이 이곳 홍주옥은 프랑스 첫번째 순교자였던 성 모방 신부와 두번째 선교사였던 성 샤스탕 신부가 1839년 기해박해 때 홍주관아에 자수하여 머물던 곳입니다.
3. 순교 3터 <증거터 ; 홍주 진영>
조선시대 홍주 진영의 동헌(경사당)이 있었다는 곳입니다. 현재는 홍성군 KT건물이 위치한 곳입니다.
홍성읍성의 4대문 중 가장 중심이었다는 조양문(동쪽 문입니다.)의 바로 앞쪽에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 가장 많은 고문과 박해가 있었고 신앙선조들이 많은 피를 흘린 순교터입니다.
4. 순교 4터 <증거터 ; 저잣거리>
저잣거리는 전통 시장이 서던 곳입니다.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이기에 순교자들이 조리돌림을 당했던 곳입니다.
신앙선조들이 모욕적인 조롱을 당하였겠지요.
순교 4처 저잣거리 자리에는 홍주순교성지 성당 건물이 있습니다.
예루살렘으로 입성하시는 예수님 모습이 그려진 이콘 그림이 벽화로 있습니다.
5. 순교 5터 <순교터 ; 참수터>
신유박해 때 황일광 시몬과 병인박해 때 유 마르타가 참수형을 받은 자리입니다.
일반적으로 참수형을 하는 형장의 경우 개천이나 강, 백사장이 있는 곳이 많습니다. 서울 새남터 순교성지도 그러한 경우이지요.
홍주순교성지성당에서 북쪽으로 조금 가시면 복원된 북문이 있습니다. 그 북문을 지나서 북문교를 건너면 월계천변이 나옵니다. 거기에 참수터가 있어요.
6. 순교 6터 <순교터 ; 생매장터>
천주교 4대 박해 중 가장 매서운 박해였던 병인박해 때 매우 많은 천주교인들을 수용할 감옥이 부족하자 그 대응책으로 일부 천주교 신자들을 생매장한 곳입니다.
이곳은 월계천과 홍성천이 만나는 가장 넓은 모래사장이 있기에 죄인들을 생매장하거나 시신을 버리기에 적한 곳이었지요.
참수터에서 동쪽으로 쭉 가시면 나옵니다.
생매장터에는 십자가의 길 조형물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위 사진은 십자가의 길 제7처입니다. 여기 근처에도 순례확인도장을 찍을 수 있습니다.
신앙 선조 순교자들에 대하여 "영광스러운 순교의 월계관"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지요.
사실 말이 그렇지 순교라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이겠습니까.
저는 천주교 성지순례를 하면서 가급적이면 일부러 도보순례를 합니다.
계속 걸으면 저 자신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고 반성도 하고 삶에 대한 새로운 구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나약한 자신을 반성하고 정신적으로 강한 무게중심을 가지려고 합니다.
대전교구 홍주순교성지 기본정보, 미사 시간
(2025년 5월 18일 기준)
주소 ; 충청남도 홍성군 홍성읍 조양로 108 (오관리 85-2)
사무실 전화번호 ; 041-633-2402
담당 신부 ; 오남한 루카 신부님
홍주순교성지 미사 시간
주일, 평일(화요일 ~ 토요일) ; 11:00
(월요일은 사전 요청시 가능)
홍주순교성지 순례확인 도장은 2가지가 있더군요.
왼편에 있는 것은 생매장터 십자가의 길 제7처 근처에 있는 것이고 오른편에 있는 것은 홍주순교성지 성당 건물 1층과 2층에 있습니다.
(제 티스토리 블로그에 있는 성당, 천주교 성지와 관련된 모든 사진들은 저의 소중한 시간을 써서 제가 직접 가서 찍은 것입니다.
다른 사람이 각종 인터넷 매체에 제가 찍은 사진을 무단으로 올리는 것을 금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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