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대성당은 우리나라 최초의 본당이자 대한민국 천주교회를 상징하는 성당입니다.
서슬 퍼런 박해를 받은 신앙공동체에서 벗어나서 신앙의 자유로 새롭게 거듭난 신앙공동체를 상징하고, 1970년도와 1980년도에는 민주화 운동에 앞장선 장소이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우리 근대사와 현대사의 역사가 깊이 간직된 거룩한 터전입니다.
많은 분들이 명동대성당으로 여행을 오시고 천주교 신자들은 성지순례 등으로 많이 오십니다.
저도 지난 2022년 11월 30일에 명동대성당으로 천주교 성지순례를 시작했는데, 가까운 곳에 있는 이벽 집터와 김범우 집터도 같이 순례하였습니다. 그 후기를 작성하고자 합니다.
이벽 집터에서 최초로 세례를 열고 신앙공동체가 탄생하였습니다.
이벽 집터에 먼저 갔습니다. 서울 지하철 3호선 을지로3가역 4번 출구에서 기역 자로 501미터를 걸어가면 이벽 집터가 나옵니다.
이벽은 1784년 중국에서 돌아온 벗 이승훈에게서 천주실의를 비롯한 천주교 자료를 넘겨받고 수표교 가까운 곳에 자리 잡았던 본인의 집에서 이승훈으로부터 세례를 받습니다. 그러면서 복음 전파에 나섭니다.
물론 세례성사는 사제가 정식으로 집전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이벽이 세례를 받고 이벽 세례자요한으로 거듭난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깊다고 생각합니다.
이벽 집터 표지석은 전태일기념관 건물 앞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벽 집터 정확한 자리는 이 자리가 아닙니다. 제가 알기로는 이벽 집터 표지석 청계천 건너 사진 속에 보이는 스타벅스 매장 가까운 곳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것도 100%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한국 천주교회에서는 이에 대한 자세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명례방 공동체가 열렸던 김범우 집터
이벽 집터에서 김범우 집터까지는 약 700미터 정도 남서쪽으로 걸어가면 나옵니다. 또는 서울 지하철 2호선 을지로 입구역 5번 출구에서 동쪽으로 100미터 정도 걸어가면 나옵니다.
하나은행 앞에 장악원 터라는 표지석이 나옵니다. 바로 이곳입니다.
1784년에 명례방 공동체라는 신앙공동체가 있던 곳입니다. 집 주인이었던 김범우는 교우들에게 '천주실의', '칠극'과 같은 교회 서적을 보관하고 있다가 빌려주면서 교리를 전파하는데 앞장섰습니다.
그러나 1785년에 형조 관리들에게 발각되어 교우들이 체포되는 "을사 추조 적발 사건"이 벌어집니다. 끝까지 담대하게 신앙을 증거하던 김범우는 혹독한 형벌을 받고 충청북도 단양으로 유배된 후 고문 후유증으로 1786년에 선종합니다.
명동 주교좌성당 역사, 특징, 개인적인 추억 그리고 순례 후기
김범우 집터에서는 450미터 정도 동남쪽으로 걸어가면 명동성당이 나옵니다. 대중교통으로 오신다면 서울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 5번 출구, 서울 지하철 4호선 8번 출구에서 7분 정도 걸어서 오시면 됩니다.
명동대성당은 처음에는 종현(鐘峴)성당으로 불리었습니다. 그러다가 광복을 맞이한 해인 1945년도에 명동성당으로 거듭납니다. 위의 사진에서 보시면 아시겠지만 명동대성당은 경사지 구릉 언덕 정상부에 자리 잡았습니다. 세로날개 길이가 가로날개의 길이보다 긴 라틴십자가 모양을 취하고 있습니다.
1.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제 기억으로 제가 처음 가본 성당이 명동성당입니다.
1990년 12월 25일은 눈이 많이 왔던 화이트 크리스마스였습니다. 어린 소년이었던 저는 죽마고우 JSW과 함께 명동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다가 문득 명동성당에 들어가보았습니다.
미사 시간은 아니었고, 많은 분들이 개인적인 기도를 드리셨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호기심 왕성한 소년 둘은 성당 안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구경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철없던 어린 시절이었죠.
작은 소년이었던 저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그 무언가가 제 마음속에 가득 찬 체험을 했습니다.
그 소중한 경험이 22년 후인 2012년 겨울에 제가 '안드레아'라는 세례명으로 영세를 받게 해 주었습니다.
2. 명동성당은 대성전 건물 외관이 장식적 요소가 많이 배제된 전형적인 고딕 양식의 성당입니다. 우리나라 성당 건축의 롤모델 격인 성당입니다. (물론 최근에 지어진 많은 성당들은 다양한 건축 양식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성당 내부는 복도가 아치형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故 이남규 루카 작가님이 복원하신 스테인드글라스가 아름다운 공간미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한국 천주교회 성(聖) 미술의 토착화에 헌신하신 최종태 요셉 작가님께서 만드신 십자가의 길도 아름다웠습니다. 이 분 조각 작품이 매우 독특합니다.
여담이지만 길상사 부처님 조각도 최종태 작가님이 만드는 것이라고 합니다.
교회 미술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께는 지적 자극을 줄 것 같습니다.
3. 김태 바오로 작가님의 '명례방 천주교 집회' 그림 원본이 명동성당 안에 있습니다.
이 그림 보신 분들 많으실 겁니다. 파란색 옷을 입으신 분이 이벽 세례자요한입니다. 출입문을 왼손으로 잡으시고 등을 보이시는 분이 김범우 토마스입니다.
4. 이번에는 지하 성당에도 갔습니다, 순교자 성해를 모신 곳입니다.
1839년 기해박해 때 앵베르 주교, 샤스탕 신부, 모방 신부, 김성우 안토니오, 최경환 프란치스코, 이 에메렌시아, 무명 순교자 한 분, 그리고 1866년 병인박해 때 순교한 푸르티에 신부, 프티니콜라 신부 성해를 모시고 있습니다.
명동성당 대성전이 매우 경건한 분위기인데, 지하 성당은 더욱 엄숙하고 거룩한 분위기였습니다.
이번에는 지하성당에서 오랫동안 기도를 드렸고 더불어 "순교자들을 위한 기도"도 봉헌하였습니다.
5. 명동성당 옆에 천주교 서울대교구 역사관, 일명 사도회관이 있습니다. 바로 위에 있는 사진입니다.
명동성당 본 건물보다 먼저 태어난 건물입니다. 1890년 주교관으로 완공된 후 다용한 용도로 사용되다가 천주교 서울대교구 역사관으로 재탄생하였습니다.
한국 천주교회의 창립으로부터 현재 서울대교구에 이르는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습니다. 양질의 좋은 자료들이 많습니다. 우리나라 역사 속에서 가톨릭 교회의 변화와 상징이 가지는 의미를 시민사회와 나누며 폭넓은 이해를 가질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 될 것 같습니다. 상설전시관입니다. 월요일에는 휴관이고 화요일부터 주일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개관합니다.
그리고 "한국 천주교 성지순례"책을 들고 다니시면서 천주교 성지 순례하시는 분들은 이벽 집터, 김범우 집터, 한국 순교자 103위 시성터, 한국천주교 순교자 124위 시복 터, 이렇게 4곳 순례확인 도장은 천주교 서울대교구 역사관 1층에서 순례확인 도장을 찍으시면 됩니다.
주의하셔야 할 점은 103위 시성터가 여의도동에 있지만 더 이상 여의도동성당에서 순례확인 도장을 찍지 않습니다.
명동성당 순례확인 도장은 성당 건물 바로 앞 교육관 1층 사무실에서 찍으시면 됩니다.
위 사진은 명동성당 순례확인 도장입니다. 파란 도장은 2024년 1월 31일에 순례했을 때에 찍은 것이고 빨간 도장은 2022년 11월 30일에 순례했을 때 찍은 것입니다.
위 사진은 이벽 집터, 김범우 집터 순례확인 도장입니다. 한국순교자103위시성터, 한국천주교순교자124위시복터 순례확인 도장과 같은 것입니다.
아래 글은 "한국 천주교 성지순례" 책에 대하여 제가 작성한 글 링크입니다.
"한국 천주교 성지순례" 책 내용, 성지 167 장소, 성지순례 의미 설명 (sacred-andrea.com)
명동대성당 미사 시간과 기본정보 (2024년 11월 11일 기준)
명동성당 미사 시간
주일 ; 오전 7시, 오전 9시(영어미사), 오전 10시, 오전 11시, 오전 12시(교중미사), 오후 4시, 오후 5시, 오후 6시, 오후 7시(청년미사), 오후 9시
월요일 ; 오전 7시, 오후 6시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 금요일 ; 오전 7시, 오후 6시, 오후 7시
토요일 ; 오전 7시, 오후 6시(토요주일미사), 오후 7시(3545+미사 겸 토요 주일미사)
성지 미사 ;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10시
명동성당 주소 ; 서울특별시 중구 명동길 74 (우편번호 ; 04537)
사무실 전화번호 ; 02-774-1784
주보성인 ;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님(무염시태 성모님)
주임신부 ; 조성풍 아우구스티노 신부님
수석부주임신부 ; 나창식 안드레아 신부님
청년, 문화예술 담당 신부 ; 진슬기 토마스아퀴나스 신부님
선교, 교육 담당 신부 ; 조인기 암브로시오 신부님
전례, 성음악 담당 신부 ; 이철규 아우구스티노 신부님
장애인 신앙교육 담당 신부 ; 김영우 스테파노 신부님
외국인 전담사목 담당 신부 ; 세베로 이사악 신부님
명동성당 역대 주임사제
초대 ; 블랑(백규삼) 신부님 (1882.4. ~
2대 ; 두세(정가미) 신부님 (1890. ~
3대 ; 푸와넬(박도행) 신부님 (1892 ~
4대 ; 비에모(우일모) 신부님 (1926.3. ~
5대 ; 이기준 토마스 신부님 (1942.5. ~
6대 ; 장금구 요한크리소스토모 신부님 (1950.1. ~
7대 ; 양기섭 베드로 신부님 (1958.1. ~
8대 ; 이종순 라우렌시오 신부님 (1961.12. ~
9대 ; 신인식 바오로 신부님 (1963.6. ~
10대 ; 황민성 베드로 신부님 (1964.8. ~
11대 ; 이계중 요한금구 신부님 (1965.4. ~
12대 ; 이문근 요한 신부님 (1968.6. ~
13대 ; 최석우 안드레아 신부님 (1971.5. ~
14대 ; 김몽은 요한 신부님 (1972.9. ~
15대 ; 경갑룡 요셉 신부님 (1978.3. ~
16대 ; 김수창 야고보 신부님 (1982.8. ~
17대 ; 김병도 프란치스코 신부님 (1986.8. ~
18대 ; 정의채 바오로 신부님 (1988.2. ~
19대 ; 조순창 가시미로 신부님 (1988.8. ~
20대 ; 장덕필 니콜라오 신부님 (1994.8. ~
21대 ; 백남용 바오로 신부님 (1999.3. ~
22대 ; 이성만 토마스 신부님 (2003.3. ~
23대 ; 박신언 라파엘 신부님 (2004.9. ~
24대 ; 여형구 미카엘 신부님 (2010.8. ~
25대 ; 고찬근 루카 신부님 (2013.8. ~
26대 ; 조학문 바오로 신부님 (2018.8. ~
27대 ; 조성풍 아우구스티노 신부님 (202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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