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주교 성지순례 책 167곳 목록을 보다가 이름이 매우 특이한 성당 이름이 눈에 띄었습니다.
"참회와 속죄의 성당"
어떠한 의미로 이런 성당 이름을 지었을까 하는 지적 호기심도 들었기에, 예전부터 반드시 순례하고 싶다는 목표의식도 생겼습니다.
저는 뚜벅이이기에 서울 지하철 합정역에서 내려서 2200번 버스를 타고 참회와 속죄의 성당에 왔습니다.
"참회와 속죄의 성당"의 의미, 역사, 순례 후기
왼쪽은 참회와 속죄의 성당 건물이며, 오른쪽 건물은 민족화해센터 건물입니다.
역시 저는 한국인이기에, 이렇게 한복을 곱게 차려입으신 성모님 상을 좋아합니다.
성모님 품에 안긴 아기 예수님을 보니 제 마음도 포근해졌습니다.
역시 이렇게 한옥식으로 지어진 성당을 참 좋아합니다. 새남터성당도 그런 이유로 좋아합니다.
참회와 속죄의 성당 건물 외관은 미국 메리놀 외방선교회 본부 지하 고문서고에서 한국전쟁 때 불에 타서 잃어버린 평안북도 신의주 진사동 성당의 사진, 서류 등을 찾아내어 당시 제작된 벽돌 크기까지 조사하여, 건물의 크기와 비율을 계산하여 약 1.5배 크기로 복원한 건물입니다.
이렇게 정성을 들여서 만든 한옥식 성당이니 순례오는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 같습니다.
성당 내부는 함경남도 덕원 수도원 대성당 내부 사진 등의 자료를 기초로 하여 각각 특징적인 부분을 잘 통합하여 건축하였습니다.
성당 성전 안에 있는 제대 위 유리 모자이크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성당과 센터를 기획하고 건축한 서울대교구 장긍선 예로니모 신부님(2023년 현재 서울대교구 이콘연구소 담당)이 디자인하고, 북한 '평양 만수대 창작사 벽화창작단' 공훈 & 인민 작가 7명에 의뢰하여 완성한 유리 모자이크화입니다.
유리 알갱이 약 1.5톤을 이용하여, 중국 단둥에서 40일 만에 제작한 것을 옮겨 와서 5개월에 걸쳐 부착하였습니다.
평화의 복음을 선포하시는 그리스도 왕께 남한과 북한 지역의 순교 성인들이 함께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간구하는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더욱이 남북 화합과 통일을 기원하는 평화의 성전이라는 의미를 더해주고 있습니다.
왼쪽에는 북한 우세영 알렉시오 성인과 남한 고순이 바르바라, 김효임 골룸바, 김효주 아녜스 성인이 그려졌습니다.
오른쪽에는 북한 유정률 베드로 성인, 남한 정하상 바오로, 성 김대건 안드레아, 유대철 베드로 성인이 그려졌습니다.
성당 출입구 위에는 모자이크화가 설치되어있습니다.
1920년대 평양교구 모습과 6대 평양교구장 홍용호 프란치스코 주교 초상과 문장입니다.
1930년대 함흥교구 덕원자치수교원 모습과 신 보니파시오 주교 초상과 문장이 그려졌습니다.
민족화해센터 건물은 평양시 서포에 있었던 메리놀 외방선교회 본부 외형을 복원한 것입니다.
당시 평양교구 대표 건축물이었습니다.
1941년 태평양 전쟁 발발 후 일제에 의해 미국 선교사들이 추방되어 이 건물을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회"가 사용하게 되었고, 1950년 수도회 강제 해산 후 공산정권에 몰수되었으며, 한국전쟁 중 폭격으로 손실되었습니다.
민족화해센터에서 뜻깊은 작품들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위 사진에서 왼쪽은 "라방의 성모님"입니다.
베트남의 라방(La Vang)은 깊은 산림지대에서 유래한 명칭이며, 언덕 위에 핀 꽃, 검은 씨, 쓴 맛이 나는 덩굴 'La Vang'에서 유래한 이름입니다.
박해가 시작되었을 때 신자들은 이곳에 은신처를 마련하였고, 정글의 질병과 맹수, 추위와 굶주림 속에서도 묵주기도를 바치며 신앙을 지켰다고 합니다.
라방의 성모님은 200년간의 베트남 가톨릭 박해 시기에 이곳 라방에서 기도하던 신자들에게 여러 번 발현하시면서 베트남의 그리스도인에게 희망이 되셨다고 합니다.
오랜 박해를 겪은 것과 분단과 뼈아픈 전쟁을 겪은 점에서 베트남과 한반도의 그리스도인들은 공통 분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위 사진에서 오르쪽은 "알퇴팅의 성모님"입니다.
독일 알퇴팅은 바이에른주에 속한 작은 도시이지만 주교좌 성당을 포함하여 다섯 개의 성당이 있을 만큼 역사 깊은 신앙의도시로서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도 방문하셨다고 합니다.
알퇴팅의 성모님은 검은 성모님(블랙 마돈나)이라고도 불리며 아픈 이들, 위험에 처한 이들, 곤경에 빠진 이들을 돕기로 유명합니다. 또한 이 성모상에 곤경을 털어놓으면 곧 사라진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고통받는 이들의 보호자이시며 분단의 아픔을 딛고 통일을 이룬 독일의 성모님께서 한반도 분단의 아픔 치유와 통일을 위해서도 전구해 주시기를 빌었습니다.
'한반도 평화의 성모자'입니다.
천주교 의정부교구가 주관하여 2012년 1월에서 10월까지 전국 모든 신자들과 함께 한반도 평화를 위한 지향으로 묵주기도 봉헌 운동을 진행하였고 총 7천 5백만 단을 봉헌하였습니다.
기도와 함께 심순화 카타리나 화백(이 분은 당고개 성지 성화를 제작하신 분이십니다.)이 성화를 제작하여 봉헌한 작품입니다.
순례확인도장은 성당 건물 입구로 들어가거 바로 왼쪽을 보시면 사무실 바로 앞에서 찍을 수 있습니다.
파주 참회와 속죄의 성당 기본정보 & 미사 시간 (2024년 5월 13일 기준)
주소 ;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성동로 111 (성동리 694번지)
전화번호 ; 031-941-3159
본당 주임신부 ; 맹제영 로마노 신부님
민족화해센터장 신부 ; 남덕희 베드로 신부님
주보성인 ; 평화의 성모 마리아
미사 시간
주일미사 ; 토요일 오후 4시, 주일 오전 7시, 오전 11시(교중), 오후 4시
평일미사 ; 월 ~ 토요일 오전 11시
봉안당 미사 ; 금요일 오전 11시
성모신심미사 ; 첫 토요일 오전 11시
오시는 길 (대중교통 기준)
서울 전철 합정역 8번 출구에서 나오시면 홀트 아동복지회 건물 앞에서 2200번 버스를 타고 50분 정도 오시면 헤이리 사거리 정거장에서 내리시면 바로 성당이 보입니다.
또는 경의중앙선 금촌역에서 하차하여 900번 버스를 타고 30분 정도 오시면 바로 앞에 도착합니다.
자가용 차를 몰고 오신다면 자유로 문산 방향 성동 IC에서 헤이리 사거리로 오시고 우회전하여 100미터 직진하시면 됩니다.
성지 순례를 마치고 다시 2200번 버스를 타고 돌아왔습니다. 창 밖을 바라보니 철책선 너머 북한 땅이 보였습니다. 착잡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왠지 모를 긴장감도 들었습니다.
참회와 속죄의 성당 십자가의 길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예수님 수난의 길과 우리 한민족 수난의 길이 중첩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래 글은 "한국 천주교 성지순례" 책에 대하여 제가 작성한 글입니다.
"한국 천주교 성지순례" 책 내용, 성지 167 장소, 성지순례 의미 설명 (sacred-andrea.com)
'한국 천주교 성지순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곡성성당 자리는 정해박해 진원지로서 역사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0) | 2024.05.15 |
---|---|
거룩한 순교자들을 기억하는 왜고개 성지와 군인 사목의 중심지인 국군 중앙 주교좌성당 (0) | 2024.05.15 |
전주 전동성당 자리에서 이 땅의 천주교 첫번째 순교가 있었습니다. (0) | 2024.05.14 |
김범우 집터, 이벽 집터, 명동대성당 천주교 성지 순례 후기 (0) | 2024.05.14 |
제천 배론성지 가을은 파란 하늘과 단풍이 아름다웠습니다. (0) | 2024.05.13 |